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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간암에서 한약은 생존율을 얼마나 높일까요? — 12만 7천 명의 근거

산돌한의원 · 2026.07.14

세 줄 요약. 대만에서 간암(liver cancer) 환자 12만 7천여 명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 표준 치료에 한약을 함께 쓴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35% 낮았습니다(위험비 0.65). 이 이득은 간경변·간염 등 어떤 간질환 배경에서도 한결같이 나타났습니다.

간암은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암 가운데 하나입니다. 5년 생존율이 약 12%에 그치고, 새로 진단받는 환자의 60% 이상이 이미 병이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됩니다. 조기에 찾아낼 마땅한 선별검사가 없다 보니, 많은 분이 수술의 기회를 놓친 채 색전술(경동맥화학색전술, transcatheter 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이나 항암치료 같은 완화적 방법에 기대게 됩니다.

이런 암울한 상황 앞에서 환자와 가족은 “표준 치료 말고,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12만 7천 명을 분석한 연구로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한약은 간암 환자의 생존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까?

2015년 국제학술지 《Liver International》에 실린 연구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연구진은 대만 전국민 건강보험 자료(National Health Insurance Research Database, NHIRD)에서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새로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 127,237명을 2011년까지 추적했습니다. 당시 간암 한약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코호트 연구였고, 이 가운데 30,992명(24.36%)이 치료 과정에서 한약을 함께 썼습니다.

결과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이·성별·동반질환·치료 종류 등 여러 요인을 함께 보정했을 때, 한약을 병행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35% 낮았습니다(위험비 0.65, 95% 신뢰구간 0.64~0.66). 실제 사망률로 보아도 격차는 뚜렷했습니다. 1,000인년당 사망이 한약 병행군은 201.8명으로, 비병행군의 342.2명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한약을 함께 쓴 간암 환자, 사망 위험 35% 감소 1,000인년당 사망자 수 — 한약 병행군 vs 비병행군 비병행군 342.2명 한약 병행군 201.8명 35% ↓ 위험비 0.65 출처: Liao 외, Liver International (2015) · 대만 간암 환자 127,237명 코호트 · 다변량 보정 위험비(HR)
한약을 병행한 환자의 사망률이 비병행군의 절반 수준에 가까웠습니다 (2015년 대만 연구).

한 가지 눈여겨볼 배경이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한약을 병행한 환자군은 오히려 원격 전이·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의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즉 병세가 더 나쁜 환자들이 한약을 더 많이 찾았다는 의미인데, 생존 이득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는 사실은 실제 효과는 이보다 더 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방간, 간염, 간경변에서도 일관되게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연구가 특히 설득력 있는 이유는, 한약의 유익이 특정 환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간 질환 배경에서 한결같은 효과를 보여준 데 있습니다. 간경변(간경화, liver cirrhosis), 알코올성 간손상, 비알코올성 지방간, B형간염, C형간염 — 어떤 만성 간질환을 바탕에 깔고 있든, 한약을 병행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일관되게 28~34% 낮았습니다.

기저 간질환을 가리지 않는 일관된 효과 만성 간질환 배경별 사망 위험 감소율 — 한약을 병행한 경우 간경화 34% ↓ 알코올성 간손상 28% ↓ 비알코올성 지방간 31% ↓ B형간염 32% ↓ C형간염 32% ↓ 출처: Liao 외, Liver International (2015) · 대만 간암 환자 127,237명 코호트 · 배경 질환별 다변량 보정
어떤 만성 간질환을 바탕에 두고 있든 감소폭이 한결같았습니다 (28~34%).

간암은 대개 이런 만성 간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경을 가리지 않는 이 일관성은 결과에 상당한 무게를 실어 줍니다. 논문이 말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간암에서도, 한약은 생존 확률을 의미 있게 끌어올렸다는 것입니다.

어떤 한약이 쓰였나요?

연구진은 어떤 처방이 실제로 생존을 끌어올렸는지도 분석했습니다. 여러 처방 가운데 통계적으로 뚜렷한 효과를 보인 두 처방이 있었습니다. 바로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 사망 위험 11% 감소, 위험비 0.89)과 시호소간탕(柴胡疏肝湯, 14% 감소, 위험비 0.86)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두 처방이 모두 소간(疏肝), 즉 ‘막히고 뭉친 간의 기운을 풀어 소통시키는’ 계열이라는 점입니다. 간의 기운을 푼다는 것은 현대적으로 말하면, 급만성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병리기전을 해결한다는 의미입니다. 정서적인 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이 간암에서 생존 이득을 보였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한약은 어떻게 생존을 도왔을까요?

현대 약리학도 이 오랜 쓰임을 뒷받침합니다. 가미소요산은 동물실험에서 간섬유화(liver fibrosis)를 억제하는 간 보호 효과가 보고되었고, 시호소간탕의 핵심 성분인 사이코사포닌-D(saikosaponin-d)는 염증 신호를 억제해 항암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넓게는, 한약이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세포)의 활동을 북돋아 암세포를 억제하고, 항암·방사선치료로 지친 몸의 부담을 덜어 주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제 산돌한의원 홈페이지를 막 개설해서 칼럼 글을 작성해서 올리기 시작했지만, 기존부터 써왔던 산돌한의원 블로그의 다양한 글을 읽어오셨던 분들은 아시듯, 서로 다른 연구자들이 각기 다른 암종과 주제로 수행한 수많은 항암 관련 한약 연구의 결론은 늘 한 곳으로 수렴되고 있습니다. 암종을 불문하고 한약이 더해지면 사망률 감소, 생존율 증가, 표준 치료 부작용 감소, 삶의 질 개선이라는 일관된 방향으로 모인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간암 연구 역시 정확히 그 흐름 위에 놓여 있습니다.

표준치료와 함께 가는 한약 치료

오늘 소개한 논문은 표준 치료에 한약치료가 추가되었을 때의 유익을 보여줍니다. 수술, 색전술, 항암치료 같은 표준 치료는 그대로 받으면서, 한약이 보조적으로 돕는 구도입니다.

에필로그

12만 7천 명이라는 대규모 데이터는 한약이 생존율 향상을 의미 있게 이끌어낸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간암을 진단받았거나 만성 간질환을 관리하고 계신다면, 표준 치료를 성실히 이어 가면서 그에 맞는 한약이 본인에게 도움이 될지 전문의 한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획일적인 처방이 아니라, 본인의 간질환 배경과 치료 단계, 몸 상태에 맞춰 처방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간암 또는 만성 간질환을 관리하고 계신다면, 나에게 맞는 한약이 도움이 될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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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아래 논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수치는 원 논문의 값이며, 관찰연구의 결과로 인과관계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개별 치료 방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Liao YH, Lin CC, Lai HC, Chiang JH, Lin JG, Li TC. Adjunctive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herapy improves survival of liver cancer patients. Liver Int. 2015;35:2595-2602. doi:10.1111/liv.1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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