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폐암 표적치료에 한약을 더하면 생존은 얼마나 늘어날까요? — 대만 전국민 1,988명 데이터로 확인한 사망 위험 68% 감소
1차 표적치료(EGFR-TKI)에 한약을 병행한 폐선암 환자는 사망 위험이 68% 낮았고, 병의 진행 위험도 59% 낮았습니다. 6개월 넘게 복용할수록 그 효과는 뚜렷했습니다.
폐암에서도, 그중 가장 앞선 표적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도 한약은 유익합니다. 오늘은 이 주제를 대규모로 살펴본 대만의 전국민 코호트 연구 한 편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시리즈로 연재 중인 '항암' 주제의 논문들은 연구 대상 암종은 달라도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번 지면을 통해 소개할 폐암 연구 역시 같은 결론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표준치료에 한약치료가 추가된 폐선암 환자는 한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뚜렷하게 낮았습니다. 특히, 한약을 오래 복용할수록 그 효과는 더욱 커졌습니다.
폐암 표적치료에 한약은 생존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EGFR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진행성 폐선암(lung adenocarcinoma)에는 게피티닙·엘로티닙 같은 표적항암제(EGFR-TKI)가 1차 치료로 쓰입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극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암세포에 내성이 생겨 약이 더 이상 듣지 않게 되는 것이 표적치료의 가장 큰 벽입니다. 그래서 '표적치료가 잘 듣는 기간을 어떻게 더 늘릴 수 있는가'가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2019년 국제학술지 《Integrative Cancer Therapies》에 실린 이 연구는 대만 전국민 건강보험 자료(중증질환 등록 데이터베이스)에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성 폐선암으로 새로 진단받아 1차 표적치료를 시작한 환자를 2013년까지 추적했습니다. EGFR 변이 진행성 폐선암 환자 1,988명 가운데, 한약을 병행한 환자 217명과 병행하지 않은 환자 1,771명을 비교했습니다.
여러 요인(나이·성별·소득·동반질환·진행 후 치료·표적치료 반응)을 함께 보정한 결과, 한약을 180일 이상 병행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68% 낮았습니다(위험비 0.32, 95% 신뢰구간 0.21~0.50). 생존곡선(카플란-마이어) 분석에서도 한약 병행군의 생존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P<0.001).
한약을 오래 복용할수록 효과가 뚜렷했습니다
이 연구 역시 앞서 소개한 논문들과 비슷하게, 한약 복용 기간이 길어지면 유익 역시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한약을 30~180일 복용한 환자에서는 아직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사망 위험비 0.80), 180일을 넘겨 복용한 환자에서는 사망 위험이 68%까지 낮아졌습니다. 복용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낮아지는 이 경향은 통계적으로도 매우 뚜렷했습니다(경향성 검정 P<0.0001).
문제 있는 나무만 잘라내는 치료는 단회적으로 짧게 이루어지지만 생태계를 바꾸는 일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작업인 것과 마찬가지로, 한약 역시 장기간의 복약을 통해 생태계를 꾸준히 변화시켜 나갈 때 실제적인 유익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표적치료의 '내성'을 늦추고, 이미 잘 듣던 환자만 비교했습니다
이 연구는 생존만이 아니라 '병이 다시 진행하기까지의 기간'도 함께 살폈습니다. 한약을 180일 이상 병행한 환자는 병의 진행 위험이 59% 낮았습니다(위험비 0.41, 95% 신뢰구간 0.29~0.58). 표적치료가 언젠가 내성에 부딪혀 듣지 않게 되는 것이 폐선암 치료의 가장 큰 벽인데, 한약을 더한 환자에게서 그 벽에 부딪히는 시점이 뚜렷하게 미뤄진 것입니다.
이 결과가 특히 신뢰할 만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연구진은 종양이 이미 진행된 뒤에 한약을 시작한 환자 179명을 분석에서 아예 제외했습니다. 표적치료가 잘 듣던 시기에 한약을 함께 쓴 환자들만 남긴 것으로, '이미 나빠진 환자가 지푸라기 잡듯 한약을 찾은 것 아니냐'는 흔한 오해를 미리 차단한 설계입니다.
한약의 혜택을 더 이상 미루지 마세요
이 연구도 다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표준치료에 한약치료를 병행할 때 그 효과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는 점을 또 한 번 명확히 보여 줍니다. 특히 한약을 오랜 기간 꾸준히 이어 갈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폐암, 특히 EGFR 변이 폐선암으로 표적치료를 받고 있거나 앞두고 있다면, 전문의 한의사와 충분히 상의하여 본인에게 맞는 한약 처방을 꾸준히 이어가 보시기를 권하며 글을 마칩니다.
본 칼럼은 아래 논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수치는 원 논문의 값이며, 후향적 관찰연구의 결과로 인과관계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개별 치료 방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Li CL, Hsia TC, Li CH, Chen KJ, Yang YH, Yang ST. Adjunctive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mproves Survival in Patients With Advanced Lung Adenocarcinoma Treated With First-Line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Tyrosine Kinase Inhibitors (TKIs):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Integr Cancer Ther. 2019;18:1534735419827079. doi:10.1177/1534735419827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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