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대장암] 카페시타빈 항암화학요법에 한약을 더하면, 종양 반응은 높이고 부작용은 낮춘다 — 세종 항암 산돌한의원의 논문 읽기
대장암 카페시타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한약을 병용한 무작위대조시험 39편(총 1,384명)을 모은 2023년 메타분석에서, 한약 병용군은 종양이 줄어든 비율(객관적 반응률)이 35%, 질병조절률이 22%, 삶의 질 개선 비율이 71%, 1년 생존율이 18% 더 높았고, 설사·백혈구감소·오심·구토 등 항암 부작용은 20~40% 낮았다.
"항암 주사 맞는 중에는 한약을 먹는게 좋은가요 잠시 쉬는게 좋은가요?" 항암화학요법을 앞둔 대장암(colorectal cancer, CRC) 환자분들이 가장 자주 건네시는 질문이다. 정답을 말씀드리자면, 최근의 근거에 따르면 표준 항암제에 한약치료를 병행할 때 치료 효과는 올라가고 부작용은 감소한다. 실제 근거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39편의 무작위대조시험, 1,384명을 한자리에 모으다
2023년 국제 학술지 캔서 메디슨(Cancer Medicine)에 실린 이 연구는, 대장암에 널리 쓰이는 경구 항암제 카페시타빈(capecitabine) 기반 요법에 한약을 병용한 무작위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만을 체계적으로 모은 메타분석이다. 코크란 라이브러리·펍메드·엠베이스를 비롯한 8개 데이터베이스에서 2021년 3월까지의 연구를 뒤져, 최종적으로 39편의 임상시험·총 1,384명의 자료를 통합했다. 개별 병원의 후기가 아니라, 무작위 배정으로 편향을 줄인 시험들만 모아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간 산돌한의원 블로그와 홈페이지 칼럼을 통해 위암, 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췌장암 등 여러 항암 한약 연구를 소개하는 중이다. 반복해서 확인되는 점은, 서로 다른 국가, 다른 암종, 다른 연구진의 개별 연구들이 약속이나 한 듯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암 발병을 늦추고(예방효과), 사망률을 낮추며,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고, 표준치료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작용을 줄여준다. 이번 대장암 연구도 그 큰 그림에 동일한 궤적을 그린다.
종양 반응은 올리고, 삶의 질은 크게 끌어올렸다
먼저 효과다. 한약을 병용한 군은 카페시타빈 단독군에 비해 종양이 실제로 줄어든 비율, 즉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35% 더 높았다(상대위험비 RR 1.35, 95% 신뢰구간 1.17~1.55, 이질성 I²=0%). 종양이 더 커지지 않고 조절된 비율인 질병조절률(disease control rate, DCR)은 22% 높았고(RR 1.22, 1.12~1.32), 환자가 체감하는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카르노프스키 활동도 기준)이 개선된 비율은 무려 71% 더 높았다(RR 1.71, 1.44~2.03). 1년 생존율 역시 18% 더 높았다(RR 1.18, 1.04~1.35).
모든 수치가 한 방향을 향한다. 한약을 먹으면 대단히 유익하다는 결론이다. 동일한 항암제를 사용하더라도 한약이 추가된 환자들은 종양이 더 잘 줄었고, 투병 기간을 좀더 인간답게 지낼 수 있었다.
부작용은 20~40% 낮췄다 — 진짜 이야기는 여기에 있다
사실 이 연구에서 더 인상적인 대목은 부작용이다. 카페시타빈은 설사·손발 저림·골수 억제 같은 부담이 따르는 약인데, 한약을 병용하자 대부분의 독성이 유의하게 줄었다. 설사(diarrhea)는 39% 감소(RR 0.61, 0.49~0.74), 간·신장 기능 이상은 36% 감소(RR 0.64), 골수억제(myelosuppression)·호중구감소(neutropenia)·오심·구토(nausea/vomiting)는 각각 33% 감소(RR 0.67), 빈혈(anemia) 31%(RR 0.69), 백혈구감소(leukopenia) 30%(RR 0.70), 혈소판감소(thrombocytopenia) 24%(RR 0.76), 신경독성(neurotoxicity)은 21% 낮았다(RR 0.79).
여기에 더해, 한약 병용군은 면역의 핵심인 T림프구(T-lymphocyte)가 함께 좋아졌다. 특히 도움 T세포(CD4+)와 CD4+/CD8+ 비율이 유의하게 개선됐다(CD4+ RR 1.70, 1.27~2.13). 부작용을 눌러 치료를 끝까지 완주하게 돕는 동시에, 몸이 종양과 싸울 기초 체력을 지켜준 셈이다.
어떤 약이 유효했나 - 보약의 힘
연구진은 어떤 약재가 이런 결과에 기여했는지 민감도 분석을 수행했는데, 전통적으로 보약으로 분류된 처방 중 기력을 보충한다는 보기제(補氣劑)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주목할 것은, 이 약들이 종양을 직접 '공격'하는 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의학은 암 자체를 겨누기보다, 항암치료로 무너지기 쉬운 소화·기력·면역이라는 '토양'을 지킨다. 밭이 버텨야 작물이 살듯, 환자의 기력이 버텨야 표준치료를 예정된 용량과 일정대로 완주할 수 있고, 그 완주가 결국 반응률과 생존으로 이어진다. 부작용이 줄어 치료를 중단하지 않게 되는 것 —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효과가 여기에 있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 연구도 앞서 소개한 연구들과 동일한 결론에 이른다. 표준치료에 한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다.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거나 받을 예정이라면, 통합암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 한의사와 한약 병행 투약에 대해 상의해보시길 권하며 글을 마친다.
본 칼럼은 아래 논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수치는 원 논문의 값이며, 무작위대조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이나 포함 연구 다수가 중국에서 수행되었고 눈가림 미흡·출판편향 등으로 효과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별 치료 방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Jiang H-Z, Jiang Y-L, Yang B, Long F-X, Yang Z, Tang D-X. Traditional Chinese medicines and capecitabine-based chemotherapy for colorectal cancer treatment: A meta-analysis. Cancer Med. 2023;12:236-255. doi:10.1002/cam4.4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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